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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원 개인전 - Trace




정순원 개인전 <Trace>
2023. 5. 31. Wed - 6. 6. Tue
제3전시실



작품을 할 때 내게는 어떤 계획된 의도나 연습은 없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그날의 느낌으로 캔버스를 대할 뿐. 붓질하고 물감을 뿌려보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고 번지게도 하는... 그러나 그 우연성은 그날의 나의 절대공간감과 일치하기란 쉽지 않다.

‘바람 소리' 이후 ’흔적‘ 시리즈는 붓과 캔버스의 만남에서 오는 물감의 흔적일 수도 있지만, 물성物性을 떠난 공간 그리고 시간의 흔적일 수도 있겠다. 어떤 의미에서 그 '흔적'은 만남일 수 있고 관계성일 수도 있다. 오늘도 캔버스 위에다 내가 그려볼 수 있는 '절대치’絶對値란 무엇인가에 대한 탐색하고 내일도 고민할 것이다.

나에게 작업은 여행이며 구도인 것이다.

- 작가노트 -







정순원은 추상을 통한 동양적 직관미를 극대화하는 방항으로 나아가고 있다. 낙서와 같은 붓의 자취들은 무념무상의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면서도 나름대로 절제미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자유와 절제를 통하여 매우 응결된 내적 감정들을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과거 선인들이 사군자를 그릴 때의 마음 상태와 유사한 것이기도 하다. 그의 그림은 추상적이지만 서구의 추상처럼 논리적이기 보다는 매우 직관적이다. 논리의 극단을 향하여 가다가 결국 미적인 것과 개념적인 것을 혼동하는 오류를 범했던 서양의 미니멀리즘과는 달리 그의 그림은 추상과 구상의 개념이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던 동양적 감각을 재해석하고자 하고 있다.

이영재 (미술평론가)






정순원의 작품은 동양미학의 전통 속에서 풍부하게 독해될 수 있다. 동양에선 미는 도)의 속성에 대한 술어이면서 도를 인식하는 형식을 일컬어 왔다. 동양미학의 기본적인 이해는 우리로 하여금 정순원의 작품세계의 문화적 기반에 주목하게 한다. 형상의 작용과 의미는 결코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이기 때문이다. 동양 또는 한국의 문화체계 속에서 정순원의 회화는 가시적 심미대상을 직접적으로 표상하거나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비가시적인 도)를 간접적 인식형식인 비유와 상징으로 표상하고 표현한다. 전통적으로 도는 개념이나 형상으로 인식하고 표현할 수 없는 형이상이다. 형이상인 도를 표현하기 위하여 정순원은 개념과 형상에 일종의

심미적 거리를 취하게 되는데 이 거리가 형상의 의미를 다양하게 구성하게 한다.

정순원의 작품이 모호함과 무정형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은 다양한 의미의 산출을 위하여 의도적으로 내용을 규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순원의 작업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은 특정 문화적인 기반 위에서, 특정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를 간과하거나 무시하지 않기 때문일까? 정순원의 전시는 우리가 세계를 보는 방식이 존재하지 않는 일반 법칙에 기대고 있지 않은 가를 찬찬히 그리고 꼼꼼히 되묻게 한다

임정희 (미학. 미술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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