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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 결



김종원 개인전

<결>


2022. 08. 29. - 09. 25.

2층 제3전시실



서문

<김종원 ㅡ 결>전시에 공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주술(呪術)과 영성(靈性)을 키워드로 창작된 것이다. 이를 화두로 김종원 작가는 동(東)과 서(西), 전통과 현대예술이 종횡으로 상호 침투하는 양상을 ‘올’ ‘결’ ‘겹’과 같은 세 가지 층위의 서적필획(書的筆劃)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서(書)이전의 서인 ‘원획(原劃)’개념을 들고 나와 영(靈)과 기(氣)의 세계를 문자언어 이전의 근원적인 추상 언어, 즉 구상과 비구상을 넘어선 태초의 언어로 시각화해내고 있다.

     

유동(流動)하는 우주 

김종원의 추상(抽象)언어의 본질은 가무(歌舞)가 한 결로 유동(流動)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것도 텍스트와 이미지가 분리되지 않는 서화동체(書畵同體)의 원형적인 서적(書的) 필획(筆劃)/스트록(Stroke)으로, 또 그 속에 내장된 영성(靈性)을 우리 시대에 불러낸다. 오늘날 동시대 미술의 미래를 서(書)언어의 심연으로 되돌아가서 찾아내고 있는것이다. 최영(소설가)이 <공시(共時)된 서사(敍事) : 서(書)에 투영된 새로운 차원의 내러티브>에서 김종원의 작품을 두고 다음과 같이 통찰한 그대로다.

     

다시 말하면 원초적인 점획(點劃)으로 환원된 서(書)의 우주의 모습을 오늘날 기계문명시대에 불러내고 있다. 그래서 ‘퀀텀스트록(Quantum Stroke)’과 같은 김종원의 일필(一筆)은 현대문명에 병든 지구인들을 생생활활하게 살려내는 제의(祭儀)의 현장이자 유희(遊戱)와 대자유의 붓질이 된다.

     

     

소리 x 형태 x 뜻

ㅡ 겹겹이 물결치는 제3언어

  그래서 김종원의 작품 <결>에는 문자(文字)의 3요소인 소리와 형태, 그리고 의미/뜻/생각까지 삼위일체(三位一體)로 겹겹이 물결치며 얽히고설키어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 서(書)는 애초부터 행위(行爲)의 전개로서 주체성을 가지고 사유(思惟)를 표현한다.”고 말한다. 이 점에서 기계시대 한가운데를 살고 있는 여타 서/화/미술작가에게 볼 수 없는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개척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백승한(부산대 건축학부 교수)은 <김종원 작가 작업에서의 주술적 주문에 대해>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의 작업을 형상으로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명상적 수행(修行)으로서의 선 긋기이다. 그의 평면에서 선의 의미는 기호로서의 문자와 교차하지만, 그와 어긋난다. 평면적(平面的) 드로잉과 달리 서화의 선은 입체적(立體的)이며, 그 입체적 공간을 만드는 행위는 미리 고안된 의미 체계를 가로지른다. 작품 속 글자들은 살아 있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각(視覺)과 청각(聽覺), 그리고 다른 감각들은 서로 뒤섞인다. 작가는 이를 “주술적(呪術的) 주문”으로 표현한다. 시각적 표상 체계로서의 문자와 이미지는 작가의 수행에 의해 새롭게 태어나며, 이를 통해 “놓쳐버린 의미”를, 그리고 “내면의 의식적 무의식적 감동”을 성찰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김종원의 예술이 동아시아 서(書)와 서구현대미술이 분화되기 이전의 조형 언어로서 모든 감각이 융화된 제3의 조형 세계를 새롭게 제시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역사 전통과 서구현대의 단절이 극심한 2022년 한국의 시각언어/조형언어/서(書)언어의 문제점을 해결할 현실적인 대안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팬데믹 시대 기계문명의

치유(治癒)로서 유희(遊戱)

  예술은 작가가 살고있는 현실사회가 학교이고 선생님이다. 지금 인류는 기계시대 한가운데를 살면서 팬데믹과 기후변화로 지구촌 전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작품은 작가의 당대 현실 문제를 직시해내는 고발인 동시에 태초의 우주를 당대에 소환하여 치유해내는 샤만이고, 그래서 창작행위 그 자체가 유희(遊戱)이고 대자유의 경지가 된다. 이에 대해 이동국(예술의전당 수석큐레이터)은 <김종원의 근작 <결>의 성격과 제3추상 언어 발명에 대하여>에서 <결>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읽어낸다.

     

  “축지(縮地) 축시(縮時)로 우주를 마음대로 내왕하는 김종원의 초월적인 자의식, 즉 초자아나 이성과 감성, 내지는 감각 경험 인식의 세계를 넘어선 꿈의 영역에서 붓이 무의식적으로 놀면서 탄생한다... 하늘과 땅이 하나로 온통 필묵으로 요동치는 바다다. 암흑물질(暗黑物質)의 파동이 작가의 몸기운에 올라타면서 이내 우주의 기운과 하나가 된다.”

     

  요컨대 김종원 작가만의 서화미술(書畵美術)언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인간과 자연, 우주의 원초적인 생명(生命)의 힘이 무엇인가를 기계시대인 지금, 특히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겪고 있는 펜데믹의 고통 앞에서 다시 생각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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